반값에 스테이크를 먹고, 와인을 마시고, 머리를 손질하고, 한 과목 수강료로 여러 개 과목을 수강하고,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가격에 케이크까지… 이 모든 것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그루폰, 티켓몬스터, 쿠팡과 같은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지역 업소의 서비스 이용권(쿠폰)을 공동구매 방식으로 싸게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데이트를 할 때도, 외식을 할 때도 소셜커머스 업체의 할인쿠폰을 제일 먼저 검색해보는 세상이 되었다. 소셜커머스는 지금 수많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바꾸어 가고 있다.

2010년 국내에 소셜커머스가 첫 발을 내디딘 첫해 시장규모는 600억 원에 달했으며, 2011년 그루폰코리아가 가세하고 스마트폰과 SNS 가입자 수가 증가함에 따라 2011년 소셜커머스 시장규모는 8,000억 원에서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국내 소셜커머스 쟁탈전에 그루폰과 같은 글로벌 1위 기업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소셜커머스 2위 기업인 리빙소셜까지 티켓몬스터를 인수하면서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보여 글로벌 기업간의 각축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소셜커머스가 주요 유통채널로써 성장할 가능성도 매우 커 보인다. 2011년 홈쇼핑 예상 시장규모가 9조 원 가량인 것을 감안해 본다면 8,000억 원 규모로 예상되는 2011년 소셜커머스 시장규모가 무시할 수준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특히 8,000억 원 규모로 성장하게 된다면 2010년에 비해 10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기 때문에 2012년에는 어느 수준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소셜커머스는 지역 업소 등, 아직까지 온라인으로 넘어오지 못했던 영세 사업자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면서 엄청난 유통채널로써 급성장하게 된 것이고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할 수 있다.

어느 순간 우리 곁으로 다가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일거에 바꾸어 놓고 기존 유통채널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소셜커머스는 과연 무엇일까?

위키피디아에서는 소셜커머스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보다 쉽게 풀어보면 결국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란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소비자의 경험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소비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그루폰과 같은 공동구매형 소셜커머스가 새로운 커머스 모델로 큰 이슈가 되면서 소셜커머스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커머스의 한 형태이고, 우리는 이미 소셜커머스를 경험해 왔던 것이다. 이렇듯 소셜커머스는 매우 광범위한 개념이지만, 소셜커머스와 공동구매가 동격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다.

소셜커머스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는 문화전도사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자신이 한번이라도 가봤던 곳에 습관적으로 다시 가게 된다. 불필요한 모험을 하는 것은 싫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현대인들은 바쁘지만 또 단조롭게 살아가고 있다. 소셜커머스는 50% 이상의 할인을 통해 그 동안 가보지 못했던 새로운 음식점에 가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한다. 이는 부담이 별로 없는 새로운 경험이다.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고, 평소에 배워보고 싶었으나 엄두가 안 났던 교육 과정도 배워볼 수 있다. 소셜커머스는 현대인에게 문화적으로 윤택하고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셜커머스는 순기능의 역할만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에서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 놓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점은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쿠폰을 구매한 고객이 실제로 매장에 방문했을 때 홀대하거나 차별대우 한다는 데 있다. 주문하기 전에 쿠폰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거나, 쿠폰을 이용하려면 예약을 먼저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으면, 제값 주고 이용하는 고객과 반값에 이용하는 고객을 차별대우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소비자를 기만하는 허위•과장광고도 만연해 있어 할인율을 속인 미용실 이용 쿠폰을 판매한 소셜커머스 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철퇴를 맞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소셜커머스 상위 업체에서 브랜드를 도용하거나 제조사를 속인 `짝퉁` 상품을 팔아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듯 소셜커머스가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차츰 보완해 나가면서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만족 전담 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고객만족도도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반값에 지역 업소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어떻게 진화해나가는지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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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 세대가 좌절과 분노의 세대라고?

He's Column/Issue 2011.11.23 18:34 Posted by 깜냥 윤상진





10.26 재보궐 선거가 끝나고 각종 시사토론 프로그램에서 2040 세대를 집중 조명하는 토론이 열렸다.

그런데 웃긴건 보수 진영에서는 2040 세대를 좌절과 분노의 세대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이었다.

뭐지? 88만원 세대부터 이야기를 해서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도 아파트 한채 살 수 없는 시대라나 뭐라나~ 따지고 보니 이 앞세대는 아파트 값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이전이어서 집을 쉽게 구입할 수 있었고 아파트 값이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엄청난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그런데 지금의 2040 세대는 그러한 혜택을 전혀 못보고 있는 세대이고.. 그래서 좌절과 분노의 세대라나 뭐라나~~ 그래서 그 돌파구로 SNS, 소셜미디어를 찾아 자기 이야기를 풀어 놓기 시작했다고... ㅋㅋ

일견 타당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절대 좌절하거나 분노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선입견이 생길 수 있었을까?

이것은 사회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각의 차이를 드러냈다 할 수 있다. 기득권 층에서 보면 지금의 젊은 세대는 무능하고 불쌍해 보이나 보다.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자신들이 이룩해 놓은 부를 젊은 세대가 똑같이 축적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이니까!

하지만 중요한 한가지가 빠졌다. 바로 '가치관의 변화'라는 것이다. 지금의 2040 세대와 앞 세대의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 2040 세대는 돈이 없어도 문화를 즐길줄 아는 세대다. 전세집에 살면서 자동차를 굴리는 것이 당연한 세대다. 예전에 TV 프로그램에서 전세집 살면서 자동차 굴린다고 질타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난다. 앞 세대에게는 가당치도 않았던 일이다. 하지만 지금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이것 뿐만이 아니다. 점심 값보다 비싼 커피를 사서 마시기도 한다. 이렇게 세대에 따라 가치관이 바뀌고 있는데 보수 진영에서는 자신들의 눈높이로만 모든 세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니 소통 자체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2040 세대를 좌절과 분노의 세대라 폄하하지 마라! 그들은 지금 이 순간 행복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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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 우리나라 말로는 '인맥'이다.
인맥하면 왠지 혈연, 학연, 지연 등의 과히 좋치 않은 늬양스가 풍기기도 한다.
어찌되었건 소셜네트워크는 인맥을 의미한다.(소셜네트워크하면 왠지 있어보이지 않나? ㅎㅎ)

이와 같은 소셜네트워크는 혈연, 학연, 지연과 같이 오프라인에서 출발하였지만 지금은 온라인을 통해 소셜네트워크를 확장해나가고 있다.
어찌보면 오프라인 소셜네트워크는 단단한 관계라고 볼 수 있고, 온라인 소셜네트워크는 느슨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온라인에서 시작해 오프라인 모임으로까지 연결될 수도 있으며, 온라인 인맥은 넓게 분포해 있기 때문에 그 지향점 자체가 다를 것이다.

이번에 돌잔치를 치루면서 이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의 상관관계를 여실히 경험할 수 있었다.
역시 혈연이 가장 많았으며, 절친들만 모습을 보였다.
전 직장 동료들은 별로... ^^;
현 직장 동료들중 친한 사람 몇명... *^^*

물론 온라인에서 맺어진 지인이 돌잔치에 참석할리 만무하다.
하지만 돌잔치에온 지인들을 보면서 소셜네트워크에도 급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시 진정한 인맥은 오프라인에서 생성된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발달하고 스마트폰이 발달한다 해도 얼굴을 맞대고 악수를 하는 것 그 이상은 없는 것 같다.

결국 우리민족에게 소셜네트워크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화가 바로 품앗이!!!
내가 다른 사람의 돌잔치에 가면, 그 사람도 내 돌잔치에 참석한다는 것.
거기다가 내가 낸 돈에 비례해서 다시 또 그 돈이 들어온다는 것.

이와 같은 품앗이 문화가 우리민족의 인맥, 소셜네트워크의 핵심이다.
내가 먼저 뿌리면 언젠가는 뿌린 만큼 거두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개념은 우리네 인생살이와 일맥상통한다.
주는 것 없이 바래기만 해서 되겠는가?

서로 안주고 안받겠다는 서양의 문화보다는 서로서로 주고 받는 봉투속에서 정이 싹트는 '품앗이'라는 문화가 우리민족에게 있기에 우리민족은 정이 많은 민족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 '정'이라는 것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지만 내가 볼 때 시대가 점점 각박해지는 현대사회에서 이것도 없으면 무슨 맛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겠는가?

단, 여기서 주의할 점!
내가 먼저 다가서서 돌잔치에 참석도 하고 돈도 많이 줬는데 그쪽에서 그만큼 안했다고 해서 실망하거나 화내고 싸우지는 말자!
이게 큰 싸움의 발단이 되니 말이다.
항상 이게 문제란 말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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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댓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러고보니 품앗이가 소셜네트워크의 한 방법이군요...
    그런데 품앗이라는게 참 거시기한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면 10년전 3만원하고 지금 3만원하고 다른데... 10년전에 3만원 했다고 지금 똑같이 3만원하고 가는 경우도 많거든요...
    좀 거시기 하지 않나요? ㅋ

    2010.08.16 14:03 신고
    • 깜냥 윤상진  수정/삭제

      사실 품앗이라는게 give and take라고 할 수 있죠~
      근데 따지고 보면 세상에 give and take가 아닌게 있을까요?
      세상살이, 인생살이 모두 품앗이라고 생각합니다. ^^

      2010.08.19 08:54 신고


당신은 다운로드 없이 살 수 있습니까?

He's Column/Web2.0 2007.01.22 19:33 Posted by 깜냥 윤상진





패러다임 변혁의 차원에서 해석한 다운로드 문화
2007.01.22 / 허지웅 기자

다운로드. 이미 너무 식상하지만 동시에 현재진행형의 화두임에 분명하다. 다운로드 문화는 준법정신이 증발된 파렴치 행위인가, 시대성이 반영된 패러다임의 전환인가. 혹은 그 어느 사이에 걸쳐 있는 과도기적 현상인가.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깊숙이 침투한 다운로드 문화를 조명해보고, 이를 새로운 시장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몇 가지 조건을 고민해본다.

다운로드 문화가 이미 우리 생활 전반을 지배하고 있음을 설명하기 위해 굳이 어떤 사례들을 모아 대단히 신기하고 새로운 장면인양 늘어놓는 일도 참 부끄럽고 궁색한 노릇이다. 매일 공기를 먹고 사는 우리에게 ‘산소’라는 말이 문어체마냥 언뜻 생소하게 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련의 일상적인 행동양식을 ‘다운로드 문화’라는 말로 규정지어 생각지 않을 뿐이니까. 우리가 숨 쉬고 밥 먹고 일하고 잠자는 것처럼 매우 자연스레 하나의 동영상 파일이 넷상에서 컴퓨터로 다운로드 되고 실행된다.

자, 문제는 우리 모두 알고 있다시피 이게 대부분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정당한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은 상용자료를 P2P웹하드에 업로드하거나 이를 다운로드받는 행위는 명백한 범법행위다. 하지만 저작권 소송은 기본적으로 친고죄 조항에 속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고서야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 익명성을 강조하는 인터넷 시스템의 속성상 저작권자가 P2P웹하드 이용자를 일일이 검색해 잡아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 덕분에 DVD와 비디오를 비롯한 한국의 부가판권시장은 벌집 쑤셔 놓은 듯 ‘완벽하게’ 초토화됐다. 미국에서 하루 500만 장이 팔린 <해리 포터> DVD는 한국에서 1년 동안 10만 장이 채 팔리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할리우드 직배사인 파라마운트와 유니버설은 한국에서 DVD사업부를 철수시켰고 워너브러더스와 브에나비스타, 소니픽쳐스 역시 관련사업 축소를 계획 중이다. 작년 2월 불법 영화파일 신고포상제도 ‘영파라치’가 시행되기도 했지만 다운로드 문화에 일대 변혁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빤한 과거사를 들추려고 시작한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의 관심사는 “어떻게 다운로드 문화를 근절시킬까”에서 “과연 다운로드 문화는 무조건 척결돼야만 하는 대상일까”에 이미 가 닿아 있다. 돌 맞을 심정으로 토로하건데, 다운로드 문화는 이 시대의 뚜렷한 패러다임이다. 안다. 이 무분별한 문화 탓에 도산당한 회사와 길거리에 나앉은 노동자, 박살나버린 부가판권시장의 현실을 모르는 게 아니다. 등을 돌리자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보자는 거다. 이 모든 걸 단순히 개인의 도덕 불감증에 혐의를 두고 생각해선 증오와 불신, 비관주의밖에 얻어질 게 없다. 이런 시점에서 개방과 공유의 원칙을 기저에 깔고 있는 WEB2.0 시대의 부흥은 명백한 힌트라 할 수 있다. 보다 빠르고 접근하기 용이한, 그리고 사용자가 임의로 참여할 수 있는 정보 인프라의 출연은 더 이상 개인의 요구가 아니라 사회와 시대의 요구다. 지금의 불법이 미래의 불법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고민. 그것이 이제 와 다운로드 문화를 대대적으로 조명하고 분석하려는 이유다.

다운로드가 변화시킨 생활

<모래시계>가 방송되는 시간에 거리가 텅텅 비어 ‘퇴근시계’로 불렸던 시절, 그거 다 옛날 이야기다. 요즘 누가 수목 드라마 보려고 저녁 10시까지 기다리나. 원하는 시간에 HD화질의 녹화파일을 받아보면 그만이다. <노다메 칸타빌레>나 <히어로즈>처럼 국내 방영된 적이 없는 드라마가 화두로 떠오르는 것도 마찬가지 이치다. 이 같은 다운로드 문화의 대중적 파급력은 관련기기와 인터넷 환경변화 등 기술적, 물리적 차원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다운로드받은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기 위한 멀티미디어 기기의 발전은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까워 보인다. PMP가 나오고 2세대 PMP가 나오더니 DMB와 네비게이션 기능이 결합되고 급기야 동영상 카메라와 무선기능까지 포함된 통합기기들이 미친 듯이 쏟아져 나왔다. 과연 디지털 컨버전스 시대라는 말이 허명이 아니다. 동영상 파일들은 PMP나 아이팟 같은 휴대용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 혹은 휴대전화나 USB메모리 같은 생활전자 기기에 담겨지면서 그 재생영역을 무제한 확장시켰다. 한국에 아이튠스의 동영상 서비스가 개시되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팟으로 최신영화를 보는 게 어려울까. 전혀. P2P웹하드에 가보면 아이팟이나 PSP에서 바로 재생 가능한 MP4 형식의 동영상 파일들이 널리고 쌨다. 그저 고르기만 하면 된다. 대로변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휴대용 기기로 영화를 보는 풍경은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심지어 이건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PMP나 휴대전화로 영화를 감상하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본 적이 없나? 그렇다면 당신은 대중교통수단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사람임에 분명하다. 야동 보는 할아버지, <거침없이 하이킥>의 야동순재도 시대 사회적인 맥락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캐릭터가 아니라는 말이다.

인터넷 환경 역시 변화했다. 다운로드 된 동영상들은 현재 위치를 허브삼아 수천 수백 갈래의 넷 고속도로 속에 빨려 들어가면서 거의 실시간으로 그 세를 불리고 증식한다. 다운로드한 파일을 자기 명의로 다시 P2P웹하드에 올리거나 간단한 컨버팅 과정을 거쳐 유튜브 같은 UCC사이트로 전송하는 일이 정크파일을 휴지통에 집어넣어 삭제하는 것만큼 자연스럽다. 더군다나 요즘엔 AVI나 MPG형식의 일반적인 동영상 파일을 UCC사이트용 저용량 포맷으로 바꾸는 작업이 예전만큼 어려운 기술적 지식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UCC사이트들이 자체적인 컨버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은 그저 이미지 파일을 등록하듯 어떤 종류의 동영상 파일이라도 관계없이 ‘전송’ 버튼을 클릭하면 될 뿐이다. 다운로드 서비스 속 동영상 콘텐츠의 자기복제와 증식, 전파의 속도를 보면 생명을 가진 유기체라 해도 믿을 정도다. 유튜브와 구글로 대표되는 WEB2.0 시대를 맞아 다운로드 문화는 생활 곳곳에 더욱 단단한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다.

다운로드가 변화시킨 의식구조

이제까지 설명한 풍경들은 긍정, 부정의 차원을 떠난 가치중립적 현상의 나열일 뿐이다. 이 같은 현상들이 산업 전반에 끼친 영향은 앞서 언급했다시피 시장의 명줄을 잡고 흔들 만큼 치명적이었다. 그렇다면 문화,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대중의 의식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우선 다운로드를 통한 영화 소비는 다양한 형태의 유통구조(비록 저작권자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기형적 구조였지만)를 낳아 결과적으로 관람의 기회를 증대시켰다. 누구라도 쉽게 특정 영화를 검색하고 다운받아 감상할 수 있게 됐으며, 심의나 배급문제로 인해 국내 정식 개봉하지 않았던 희귀영화를 보는 일도 예전처럼 많은 기회비용을 지불하지 않더라도 가능해졌다. 물론 “파일 공유를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희귀, 예술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는 말이 대부분 최신영화를 받아보는 다운로드 사용자들에게 일종의 방어기재로 악용되고 있음을 모르는 건 아니다. 저렴한 가격의 웹하드 사용료만 지불하면 지금 당장 <아포칼립토>나 <록키 발보아> 같은 미개봉 해외 화제작들을 받아보는 게 가능하다. <괴물>은 DVD가 정식으로 출시되기도 전에 불법파일이 유포됐으며, 남기웅 감독의 <삼거리 무스탕 소년의 최후>는 개봉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파일이 유포돼 개봉이 좌절됐다. 다만 여기서 방점이 희귀영화냐 최신영화냐의 문제가 아닌, 어떤 영화든 쉽고 빠른 시간 안에 감상할 수 있게 된 접근성의 확대에 찍힌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같은 관람기회의 확대가 결과적으로 야기한 의식적 부작용은 꽤 심각하다. 우선 전에 없이 영화담론이 축소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양상은 10년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공히 나타난 현상이지만, 최근 1, 2년 사이 한국의 영화 지형도를 살펴보면 얼마나 급진적으로 담론의 쇠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더 이상 아무도 영화를 사유하거나 성찰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장소에서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의 변화는 영화를 둘러싼 모든 시선과 철학을 경박하고 속된 영역으로 몰아넣었다. 대중에게 있어 미술이나 문학과는 달리 영화는 단지 소비재일 뿐이다. 자신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예술작품에 대해 논리적 서사보다 정서적 감흥을 더 중요시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더 있을 것”이라며 관련 평론가의 견해에 귀 기울이거나 소통을 시도했던 모습은 유독 영화에 있어서 거의 그 자취를 감췄다. 이해할 수 없는, 혹은 생경한 영화는 단지 못 만든 영화일 뿐이다. 최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나 <다세포소녀>에 보인 대중들의 격렬한 반응은 각 작품의 영화적 완성도나 미학적 성취의 여부를 떠나 의미심장한 풍경이었다. 영화 사이트와 포털 게시판은 영화를 만든 이들을 향한 성토로 가득 메워졌고, 네티즌이 직접 부과하는 평점은 최저수준을 밑돌았다. 대중은 이 생소한 영화들에 반대하고 있는 게 아니었다. 그들은 ‘분노’하고 있었다.

또한 '영화를 다운로드받는' 행동의 불법성에 대해 완전히 무감각해진 것 역시 큰 변화다. 과거 P2P웹하드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의 조심스러운 신중함과는 달리 이제는 불법자료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걸 공적인 영역에 드러내는 데 전혀 거리낌을 찾아볼 수 없다. 만화 작가의 홈페이지에 찾아가 “스캔본을 다운받아 잘 봤으니 다음 권도 빨리 내달라”고 요구한다던지, “<히어로즈>의 다음 자막은 왜 빨리 안 만드는 거냐”며 불평하는 모습, 특정 영화의 동영상 파일자료를 요청하는 게시물이 자주 목격되는 건 대중이 좀 더 악랄해졌기 때문이라기보다 다운로드 문화 자체가 아예 일상이 돼버린 탓이 크다. 다운로드 동영상을 활용할 수 있는 기기가 셀 수 없이 많이 출시됐는데, 다운로드 자체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용자도 의외로 많다(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는 단순히 동영상 파일을 재생하는 기능만 있기 때문에 파일 공유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지 않는다).

다운로드를 둘러싼 발상의 전환

그렇다면 역시 문제는 대중에게 있는 걸까. 영화담론을 축소시키고 불법자료를 다운받는 데 죄의식을 상실해버린 대중을 공개 비판하며 성찰과 자기반성을 요구해야 하나. 개인의 마인드를 문제 삼아 준법정신이나 도덕심에 호소하는 것은 현 상황을 해결하는 데 일말의 도움이 될 수 없다. 대중의 완전무결성을 논하려는 게 아니다. 이미 그런 식의 문제제기가 수도 없이 이어졌지만 아무것도 바뀐 게 없음을 직시하는 거다. 다운로드 문화가 이처럼 빠르고 공고하게 우리 생활 속으로 스며들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P2P웹하드나 네티즌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술과 문화가 본격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한 최근 1, 2년 사이 패러다임의 변화에 기인한 바 크다. UCC사이트들의 인기와 사용자가 생산자가 되는 생산소비자 웹사이트 시대의 전개, 즉 WEB2.0 시대의 출현은 P2P웹하드와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등장한 게 아니다. 공유와 개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가치가 대중적, 시장적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무조건 막아서고 금지하고 적발해서 처벌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이 모든 논쟁의 고된 과정 끝에는 결국 대안판권 창출의 문제가 남는다. 궁극적으로 “다운로드가 더 이상 불법이 아닐 수 있도록” 실 저작권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제도적, 기술적 기반확충과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안다. 처음 듣는 얘기 아닌 거. 이런 고민이 그간 없었던 게 아니다. 합법적 다운로드시장을 만들어 새로운 산업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작년 이 맘 때에도 똑같이 했던 얘기다. 그 결과 합법적 동영상 다운로드 서비스가 일부나마 제한적으로 실시되기도 했다. 워너브러더스는 자국 내에서 유명 P2P사이트 비트토런트와 영화 판매 및 대여계약을 체결했으며, 한국에서도 iMBC를 통해 다운로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좀체 풀리지 않는 문제점이 산재돼 있다. 바로 가격과 윈도우 시점(한 편의 영화가 극장 개봉이 아닌 다른 매체를 통해 공개되는 순서, 즉 극장 개봉=>DVD 출시=>케이블 방송처럼 순차적 시점을 의미한다)이다. 최신영화를 다운받는 대중에게 DVD 출시 이후에나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합법적 시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더불어 3백 원에서 7백 원 정도면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는 현실에 편당 2천 원에서 6천 원, 1만 원을 호가하는 가격은 현실성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어디 있나.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까지 다운로드를 합법적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만 기울여왔다. 관련 법체계와 제도적, 기술적 환경을 바꾸기보다 현재 존재하고 있는 시스템의 틀에 다운로드 문화를 껴 맞추려 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비용과 시간을 좀 더 절약할 수 있어 보이는 데다, 저작권 이해당사자들이 다운로드=불법이라는 공식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탓이다. 그 결과물은 눈에 빤히 보이듯 현실성 부족한 사업의 출현이다. 이제부터는 역으로 다운로드 패러다임을 중심에 두고 관련 법체계와 제도적 기술적 환경을 변화, 적응시키려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다운로드 문화가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대세라면 그에 발맞춰 유연하게 대처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다운로드를 척결해야 할 현상이 아닌 필연적인 문화적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그 가치를 이해하는 것. 그것만이 부가판권시장의 붕괴를 둘러싼 총체적 난국을 타개해나갈 수 있는 여정의 시작이다. 우린 아직 그 첫걸음조차 떼지 못했다. 이건 부러 비관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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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rweare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글 읽고 갑니다

    2007.01.22 23:30 신고
  2. 네티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좋은 글이였습니다^^
    윤리적있게 우리의 일상생활을 비추어 쓰신것도
    굉장히 생동감있게 와닿습니다.
    앞으로는 다운로드도 불법인지 확인해야 되겠습니다;;

    2007.01.31 02: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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