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N페이에서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사실은 좀 된 이야기다.
2016년 4월 정도인 것 같다. 네이버 스토어팜에서 결제할 일이 있어서 N페이에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가입했다.
N페이에 가입했다고 적립급도 1,000원을 챙겨준다. 고마운 네이버다.
그래서 체크카드도 신청해 보았다.
은행에 상관없이 계좌만 있으면 네이버 N페이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다.
어느 은행이든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감도가 상승했다. 그리고 사용 금액의 1%를 적립해 준다. 이것도 꽤 좋은 혜택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좀 의문이 들었다. 네이버는 왜 구닥다리 체크카드를 만들었을까? 체크카드가 뭔가 획기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몇가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중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결제 데이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네이버 N페이는 알게 모르게 대한민국 간편결제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먼저 나왔지만 거래액은 네이버 N페이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온라인상의 결제에 국한되어 있었다. 네이버 N페이를 장착한 온라인 쇼핑몰 결제 데이터밖에 확보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결국 오프라인 상의 결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신한카드와 제휴하여 N페이 체크카드를 만들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결국 네이버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확보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성향, 라이프스타일 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네이버 N페이 체크카드를 이용해서 결제하게 되면 네이버에서 바로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 이유로는 오프라인을 통한 브랜딩이라 생각한다. 사실 온라인은 가상의 공간이다. 이곳에서 아무리 날고 기어도 손에 잡히는 것 하나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이다.
네이버 N페이가 간편결제나 간편송금 등 핀테크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는 손에 잡히는 카드가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카드에 선명하게 표시해 둔 'NPay'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네이버 N페이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사실 체크카드로써 1%의 적립금은 적은 것이 아니다.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N페이 체크카드 발급량을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네이버 N페이 체크카드 사용자를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N페이 체크카드를 통해 핀테크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어쩌면 가장 오프라인적인 방법인 체크카드를 통해 O2O시장, 더 나아가 미래 먹거리인 핀테크, 그리고 결국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소비 빅데이터까지도 노리고 있는 것이다.
미래는 어느 정도 방향이 정해져 있다. 다만 그 방향으로 어떻게 가느냐를 결정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인 셈이다. 네이버 N페이 체크카드는 이미 정해져 있는 방향으로 가기 위한 초석임이 분명하다.
덧1) 너무 뻔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한건가? 아무튼 오랜만에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써본다. 글쓰는 재미를 오랜만에 느껴본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