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많은 블로거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었던 포탈들이 블로그 서비스의 개방을 시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파란(www.paran.com)에 오랜만에 방문하여 블로그 관리에 들어가보고 깜짝 놀랐다. 그 이유는 파란 블로그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애드박스'라고 하는 기능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포탈에서 사용자가 광고 수익을 얻도록 지면을 허락한 경우가 있었단 말인가?
물론 프리로그(http://freelog.net/)라고 하는 블로그 전문 서비스는 예전부터 구글 애드센스를 게재할 수 있도록 허락하기는 했지만 대형 포탈 사이트에서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 생각된다.
애드박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아주 간단하게 광고 스크립트만 입력하고 위치를 지정하면 광고를 삽입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로그에 애드박스 설정을 이용하여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올블로그의 올블릿, 구글의 애드센스, 다음의 애드클릭스 등의 광고를 자신의 블로그에 삽입해서 광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같은 방법으로 아이라이크클릭 등의 제휴마케팅업체에서 제공하는 배너광고도 게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애드팩토리(
www.adfactory.kr)와 제휴하여 '애드파트너'라고 하는 블로그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애드파트너를 통하여 광고를 게재하여 발생하는 수익을 애드팩토리, 파란, 블로거가 쉐어하는 구조이다.
파란 뿐만이 아니라 네이버도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티스토리에서만 제공되었던 2차 도메인 연결 서비스를 네이버도 지원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첫째, 참여, 공유, 개방, 소통을 내세우는 웹2.0의 거대한 물결에 포탈들도 제 살길을 찾아서 점점 개방의 물결에 동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웹2.0의 개념이 많은 대중에게 알려졌고, 블로거를 비롯한 네티즌들의 수준이 크게 향상되면서 변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개인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권이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순수하게 블로그를 운영하던 블로거들도 블로그를 통하여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많은 블로거들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 특히 티스토리의 경우 HTML코드를 어느 정도 알아야 광고 게재가 가능했지만 파란에서 제공하는 기능을 이용하면 너무나 쉽게 광고를 게재할 수 있다. 물론 티스토리는 스킨에 따라 사이드바를 통하여 광고를 게재할 수 있지만 지원하지 않는 스킨이 더 많이 있고 글의 하단에는 사이드바를 통하여 광고를 게재할 수 없다. 이와 같이 일반인들에게 어렵게만 느껴졌던 블로그 수익활동이 점점 쉬워지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소수의 블로거만의 전유물과 같았던 구글 애드센스 광고를 누구나 손쉽게 블로그에 게재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셋째, 티스토리(
www.tistory.com)의 강점이 점점 희석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티스토리는 2차 도메인 연결 서비스와 구글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는 정책을 펼쳐 무수히 많은 파워블로거를 일시에 끌어들였다. 순수하게 블로깅을 즐기던 블로거들이 블로그를 통하여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한 것이다. 하지만 파란과 같이 광고 게재 기능을 제공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블로그 서비스의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생길 수도 있다. 자유로움을 찾아 티스토리로 옮겨온 많은 블로거들이 다시 포탈 블로그 서비스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사실 티스토리는 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너무 복잡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러한 복잡함은 단순함을 원하는 사용자를 만들어 내게 되어 있기 때문에 광고 게재가 가능해진다면 단순한 기능을 제공하는 포탈 블로그 서비스로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필자는 티스토리를 떠날 마음이 전혀 없기는 하지만 약간의 호기심도 있는게 사실이다.
사실 파란의 변화는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가장 많은 블로거를 확보하고 있는 네이버가 이러한 광고 게재 기능을 제공한다면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파란도 개방의 물결에 동참했으니 네이버도 언젠가는 동참할 것이라 믿는다. 그때가 되면 지금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블로그를 통하여 가치를 만들어내고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블로깅을 즐기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PS) 그런데 파란은 언제부터 이런 기능을 제공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