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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 Column/Web2.0

실패하는 R&D 경영의 7가지 특징

장성근
주간경제 695호 2002.10.02

성공적인 R&D 경영을 통해 기업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술 제일주의, 업데이트 되지 않는 R&D 프로세스, 나 홀로 기술·지식 관리, Right people 확보 및 육성 부족, 사후 대응과 독불장군식 제품 개발, 역할 대비 부적절한 R-D-E 조직 체제, 균형감 있는 리더십 역량 부족 등 실패하는 R&D 경영의 주요 특징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R&D 경영의 중요성

과거에는 고객 니즈 및 기술 동향 등 경영 환경이 매우 안정적이고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R&D보다는 생산 부문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으며, 생산성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 할 것인가가 기업 경영의 주요 이슈였다. 그러나 최근 고객 니즈 및 기술 동향 등 경영 환경의 변화 속도가 광속이라고 할 만큼 매우 빨라지고 시장이 수요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생산 부문보다는 시장을 리드하는 신제품 개발 등 R&D 부문의 창의성을 어떻게 하면 극대화 할 것인가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 기업은 물론 우리 나라 대다수의 기업들도 이러한 경영 환경의 흐름을 읽고 R&D 부문의 투자 수준을 매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R&D 투자 금액만을 늘린다고 해서 R&D 역량이 강화되고 시장을 리드하는 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수 십억, 수 백원에서 심지어 수 천억, 수 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R&D 투자 금액을 효과적인 R&D 경영(R&D Management)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 확보에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만약 R&D 경영 능력을 키우는데 게을리 한다면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 개발과 R&D 성과로 나타날 것이고, 이는 매출, 이익 등 저조한 사업 성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선행 연구나 기술 개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R&D 투자(인력, 예산 등) 여력도 줄고, R&D 인력에 대한 보상 수준도 하락하게 된다. 결국에는 우수 인재의 확보·유지가 어렵고 R&D 경영 수준이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표 1> 참조).

그러나 R&D 경영 역량 강화를 통해 시장에서 성공하는 제품이 많아지게 되면 선행 연구나 기술 개발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여유 자원(인력, 예산 등)이 생기게 된다.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신제품 개발 과정을 통해서 향후 선행 연구나 기술 개발 방향에 대한 통찰력과 경험을 얻을 수도 있다. 이는 다시 선행 연구·기술 개발 역량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주게 되고, 선행 연구·기술 개발 활동이 활성화되면 신제품 개발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게 되어 결국 지속적인 R&D의 역량 강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선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게 된다.

따라서 우리 나라 기업들이 R&D 경영의 선 순환 구조를 만들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R&D 경영의 성공 조건들을 탐구하여 이를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하며, 또 한편으로는 실패하는 R&D 경영의 주요 특징들을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특히, 본 고에서는 실패하는 R&D 경영의 주요 특징을 검토하여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한 교훈들을 찾아보기로 하자.


실패하는 R&D 경영의 주요 특징

관련 문헌이나 필자의 컨설팅 경험 등을 종합해 보면 실패하는 R&D 경영의 주요 특징은 크게 7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표 2> 참조).

●기술 제일주의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시장 및 고객 니즈에 기초하기보다는 내부 R&D 인력의 감과 니즈를 총족시킬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기술 확보에 R&D 활동의 중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우, 매우 높은 수준의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이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시장·고객의 니즈가 체계적으로 반영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저조한 사업 성과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한때 이동 단말 시장의 선두 주자였던 Motorola가 기술 제일주의 R&D를 전개했다가 큰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90년대 초부터 AT&T 등 주요 고객들은 이동 단말 기술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이를 총족할 수 있는 전화기를 개발해 줄 것을 Motorola에 강력하게 전달했다. 그러나 Motorola는 이를 무시하고 아날로그 방식에 기반한 최고 기술의 전화기인 스타 택(Star TAC phone) 개발에만 집착했다. 결국 주요 고객인 AT&T 등은 자신들의 니즈를 감지하지 못한 Motorola를 외면하고 디지털 기술에 기반한 전화기를 착실히 준비해 온 Nokia, Ericsson으로부터 전화기를 구입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시장과 고객의 니즈를 무시하고 기술 제일주의 R&D에 치우친 결과 Motorola는 1994년에 이동 단말 시장에서 60%였던 시장 점유율이 1998년 34%로 크게 하락하였고 그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처럼 R&D 활동의 궁극적인 목적은 핵심 기술 자체를 개발·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확보된 핵심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효과적으로 개발·출시하여 이들에게 필요 가치(Value)를 제공 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 나라 기업에서 베스트셀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Good to Great’의 내용에 따르면,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발전한 기업들의 경우, 기술을 기업 발전의 근본 원인인 발동기(목적)가 아니라 부차적인 요인인 가속 페달(수단)로 활용했다고 한다. 실제로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 발전시킨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5대 성공 요인에 대해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대상자의 80%가 기술을 5대 성공 요인 중에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기술을 언급했다고 하더라도 기술의 평균 순위는 4위에 불과했다. 따라서 R&D 활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 및 시장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모든 R&D 활동의 지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 업데이트 되지 않는 R&D 프로세스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R&D 프로세스(기술 전략 수립 → 포트폴리오 관리 → 프로젝트 관리 → 기술 전략 수립으로 이루어지는 연속적인 흐름을 의미) 자체가 통합성과 일관성있게 구축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명시적으로는 프로세스가 일관되게 구축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이것이 지속적으로 실행되거나 업데이트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는 주된 이유는 프로세스 실행의 주체인 조직 구성원의 수준이나 전반적인 조직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아이디얼한 모습으로 프로세스를 구축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R&D 프로세스는 3세대로 구축하였으나 리더십 발휘나 조직 운영 수준이 1세대라면 결국 3세대 프로세스는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유명무실해지거나 비공식적인 관행에 의해 자의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R&D 경영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역동적인 R&D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즉, 전체 R&D 프로세스, 그 하부 개별 프로세스 등이 일관성 있게 구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하위 프로세스간에 원활한 연계 및 상호 작용을 통해 프로세스가 역동적으로 실행된다. 즉, 환경 변화의 흐름을 신속·정확하게 반영하여 기술 전략이나 포토폴리오 전략이 업데이트 되며, 이에 근거하여 프로젝트 관리도 보다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이루어진다.

● 나 홀로 기술·지식 관리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프로젝트 보고서, 기술 표준서 등 형식지 형태의 명시적인 기술·지식 등은 어느 정도 관리되고 있으나 기술 노하우, 프로젝트 History, 스킬 등 암묵지 형태의 기술·지식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결과 R&D 활동에 필요한 중요 지식들은 조직 차원보다는 개인의 머리나 손에 체화되어 있어 조직내에서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으며 조직 차원에서 자원 운영의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사업 수행에 필요한 기술들을 모두 자체 개발을 통해서 확보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요즘처럼 급변하는 시대에는 모든 분야에 대해 자체 개발만을 고집하는 경우 개발 기간 지연으로 인한 적기 대응 미흡, 자원 운영의 비효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R&D 경영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R&D 활동을 통해 생성된 기술이나 지식에 대한 관리가 정보 관리 시스템, 활성화된 지식 공동체의 운영 등을 통해 매우 철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 기술이나 지식이 개인 수준을 넘어 조직 역량으로 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 R&D 활동 수행시 조직내 축적된 기술·지식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동일한 실수의 반복이나 시행 착오를 최소화하고 있다.

또한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기술이라면 이를 확보하기 위해서 자체 개발은 물론 네트워킹을 활성화하여 관련 기관이나 경쟁사와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형성해 나간다.

● Right people 확보 및 육성 부족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조직에 적합한 인재(Right people)를 확보하거나 이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육성하는 것보다 전략, 조직 체제, 프로세스 등을 더 중요시 하는 경향이 있다. 즉, 무엇을 해야 하느냐를 누구와 함께 이 일을 해나갈 것인가보다 먼저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 조직 특성에 부적합한 인력 채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성과에 따른 보상이나 육성 제도가 취지에 따라 공정하게 운영되지 않고 정치적인 논리에 의해 나누어 먹기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는 조직에 적합한 인재에 대한 개념이나 정의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며, 둘째는 적합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인력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조직에 적합한 인재상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학력이나 배경, 전문 지식 등 객관적으로 보기에 뛰어난 사람을 훌륭한 인재로 정의하고 확보하려 경향이 있는데 그 결과는 우수 인재의 이탈 등 만족스럽지 못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Architectural Support Services는 초기에 R&D 인력 선발시 학력과 경력이 탁월한 우수 인력 중심의 채용 정책을 실행하였으나, 우수 인력들의 낮은 모럴 수준과 높은 이직률로 애를 먹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회사는 Right people의 개념을 새롭게 재정의하고 타고난 성실성으로 무장한 지방의 전문대 출신을 채용하는 정책으로 전환하였는데 이들은 높은 충성심과 헌신을 통해 회사 성과 향상에 크게 기여하였다.

또한 Cisco의 인력 확보 방식 역시 기존 기업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인력 선발시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은 혁신 창출 기업 문화에 적합한 인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과 지향적이며, 변화를 수용하고, 다양한 원리·원칙을 수용할 수 있고, 차별화를 선호하는 등의 특성을 보유한 인력을 주로 선발한다. 아무리 학력과 경력이 탁월하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인력에 대해서는 과감히 채용을 포기한다. Cisco의 선발 방식은 기존 기업들이 인력을 우선 채용한 후, 선발된 인력을 기업 문화에 적합하게 교육 훈련시키는 것과는 분명히 다른 모습이다.

한편,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한 후에 R&D 인력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주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탁월한 성과에 대해서는 파격적인 인센티브나 명예를 드높일 수 있는 인정과 담당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성장 기회 등을 적극적으로 제공해 주어야 한다.

● 사후 대응과 독불장군식 제품 개발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제품 개발시,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관련 부문 실무자들이 모여 주요 문제점들을 사전 검토하기보다는 일단 연구소를 중심으로 개발한 후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관련 부문이 모여 해결하고자 하는 사후 대응과 Follow-up 중심의 제품 개발 활동을 전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부실한 제품 개발, 생산이나 제품 설치 현장에서 출시 일정 지연, 비용 증가, 불량 과다 발생 등 고객 만족도 저하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제품 개발 프로젝트가 초기 단계 취약과 사후 대응 중심으로 전개될 수 밖에 없는 원인에는 초기 단계에 대한 중요성 인식 부족, 질 높은 정보 부족, 관련 기능간 협력 부족, 프로젝트 관리 스킬 부족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요인은 필자의 경험으로는 영업, 생산 등 관련 부문과의 협력 부족이다.

성공적인 R&D 경영을 위해서는 연구소만 열심히 해서는 안 된다. 영업이나 생산 부문 등 관련 부문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동의 목표 설정과 함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영업, 생산 등 사업부 인력과 R&D 인력의 행동 특성 및 성향, 관점 등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표 3> 참조). 이와 더불어 영업, R&D, 생산 부문 등 각 부문이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상대 부문에게 신뢰감을 심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관련 부문들이 함께 참여하는 다기능팀 구성은 물론 다기능팀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다.

● 역할 대비 부적절한 R-D-E 조직 체제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조직 구조 차원에서 보면 Research-Development-Engineering 연구소들간 역할 체제가 불명확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Research 기능이나 초기 Platform 제품 개발 기능 등이 취약하고 개량 개선 제품 개발이나 양산 지원 기능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조직 문화는 지시·통제 등 관료적인 요소가 많고 실패를 잘 용납하지 않는 엄격한 조직 분위기 등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결과 R&D 인력들이 마음껏 자신의 역량과 에너지를 발휘하기에는 역부족인 조직 여건을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주된 원인은 부적절한 조직 구조, 운영 메커니즘의 미흡, 단기 성과 위주의 평가 관행, 경영층의 짧은 재임 기간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연구소를 Research 기능이나 초기 Platform 제품 개발 기능 등을 강화하여 미래에 기업 경쟁력을 리드하는 R&D 조직으로 변신시키기 위해서는 R-D-E간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조직 구조를 재편하든가, 평가 시스템을 정비하든가, 적합한 경영자를 확보하여 적정 임기를 보장하는 등 주요 원인에 따른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예를 들어 R&D 경영에 성공하는 기업들은 R&D 활동에 대한 연구소별 R-D-E간 역할 분담 체제가 명확하게 구축되어 있어 핵심 기술 확보가 용이한 조직 구조 및 운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 즉, R-D-E 기능이 조직 구조 차원에서 분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활한 기술 이전, 인력 교류의 활성화를 통해 운영 차원에서도 유기적인 관련성을 맺고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다. 또한 고의가 아닌 실패에 대해서는 용인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장려함으로써 실험·도전 정신을 고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진정한 혁신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 균형감 있는 리더십 역량 부족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리더들간의 역할이 불명확하거나 애매한 경우가 많으며 전략, 프로세스, 스탭 중심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리더간 역할이 불분명해 지면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실무자들의 경우 페이퍼 워킹 작업이 많아지고 보고 라인이 복잡해 진다. 그렇게 되면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워지고 현장 장악력이 떨어진다.

또한 리더들은 제시한 기술 전략을 지속적으로 실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프로세스 자체에 과도하게 집착함으로써 R&D 인력의 잠재 능력을 조직 역량으로 이끌어내지 못한다. 또한 시장이나 고객 등 현장과 유리된 의사 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의 주된 원인은 리더들의 균형감 있는 리더십 역량 부족에 기인한다. 즉, R&D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리더들은 관련 분야에 대한 탁월한 기술 및 전문 지식은 물론 동시에 Management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리더들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기술이나 전문 지식이 탁월하면 Management 능력이 부족하다거나 Management 능력이 뛰어나면 기술이나 전문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조직내에서 균형감 있는 역량을 보유한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엔지니어 출신 중에서 탁월한 경영 감각을 나타내는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여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하거나 두 가지 역량을 겸비한 인물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GE의 잭 웰치, MS의 빌게이츠, Nissan 자동차의 카롤로스 곤 등은 모두 이러한 조직 차원의 노력에 의한 결과물로 이해되어야 한다.

균형감 있는 역량을 보유한 리더들은 최고 경영자(CEO), 연구소장, 프로젝트 리더 등 계층별 역할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실행, 사람, 현장을 중요시함으로써 R&D 현장에 살아있는 리더십을 발휘한다. 여기서 지속적인 실행을 한다는 의미는 R&D 리더들이 탁월한 숫자 감각을 바탕으로 제시한 기술·포트폴리오 전략을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철저하게 실행한다는 것이다. 사람을 중시한다는 의미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 R&D 인력들의 헌신을 이끌어 내고 인재 육성을 중요시 한다는 의미이다. 현장을 중요시한다는 의미는 정보원을 다양화하여 시장과 연구소 내부 등 현장의 목소리에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제품 개발 활동 관련 의사 결정의 소중한 기초 자료로 활용한다는 의미이다.

R&D 경영에 있어서 실행의 주체는 사람이기 때문에 R&D 리더십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즉 R&D 경영 실패의 주된 원인은 기술 개발의 실패가 아니라 경영의 실패이며 특히, 리더십의 부재로 인한 경영의 실패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R&D 리더의 확보·육성, 리더들간의 명확한 역할 정립, 성과 평가 시스템 정비 등이 중요하다.


실패를 거울 삼아 R&D 경영 능력을 키우자

지금까지 R&D 경영에 실패하는 기업의 주요 특징과 해결 방향 등을 간단히 살펴보았다. 일반적으로 실패에는 생산적인 실패와 치명적인 실패가 있다. 치명적인 실패는 기업에게 절망감을 주거나 쇠락의 길을 재촉하지만 생산적인 실패는 성공적인 R&D 경영을 하기 위한 학습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한다. 실제로 현재 R&D 경영에 성공하는 기업도 과거에는 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으나 실패에 대한 원인 분석을 철저히 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관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에 오늘날 성공적인 기업의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 R&D 경영에 실패 징후를 나타내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실패의 징후가 나타나게 된 근본 원인들을 깊이 검토해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일관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행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실패가 전화위복이 되어 성공적인 R&D 경영을 하기 위한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