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플랫폼의 절대 강자인 카카오가 다음의 품에 안겼다. 다음과 카카오는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출범한다.
표면적으로는 카카오가 보유한 뛰어난 모바일 플랫폼, 다음이 보유한 국내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검색광고 네트워크 등 마케팅 플랫폼을 기반으로 향후 모바일 사업에 추진력과 발판을 확보하게 되었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신속히 대응, IT-모바일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표면적으로는 다음이 카카오를 흡수합병했다 할 수 있으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카카오의 우회상장 모양새이기는 하다. 대단하다 카카오! 다음을 집어 삼키다니!
표면적으로는 그렇다는 이야기다. 웹 기반의 다음과 앱 기반의 카카오가 만나면서 당연히 시너지 효과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이미 많은 언론에서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시가총액이 3조나 되는 거대 기업의 탄생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카카오가 그 동안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등의 서비스를 성공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벤쳐 기업 특유의 빠른 의사결정과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혁신적인 기업이 다음이라는 큰 조직에 들어가게 되면 분명 예전의 혁신은 반감되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또한 다음이 진보 진영을 대변하는 포털이라는 이미지가 있어서 카카오에게는 넘어야 할 산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합병 관련 기사에는 종북 포털과 카카오가 합병했다며 이제 카카오를 탈퇴하겠다고 선동하는 무리들이 있다. 합병문제에서 조차 이념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양상이다. 카카오톡이 전국민 모바일 메신저에서 진보 진영의 모바일 메신저로 반토막 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할 대목이다.
다만, 국내 유무선 플랫폼에서 네이버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대항마는 다음밖에 없는 현 시점에서 카카오와의 합병은 분명 다음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올 해 마누절에 다음이 카카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며 마누절 거짓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 거짓말이 사실은 거짓이 아닌 상당한 정보력을 바탕으로 한 예측 뉴스가 된 셈이다. 부디 다음카카오가 제대로 해서 대한민국 IT 역사에 성공적인 합병으로 기록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