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지나가 버린 과거의 사실을 기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역사 속에서 장점을 찾고 단점을 반성하여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일깨우고 용기를 북돋아 삶의 방향을 정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함이다.
지나온 과거를 돌이켜 보면 뭐가 잘못되었는지, 무엇을 잘했는지 잘 알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된다. 또한 과거의 흐름을 잘 살펴보면 미래에는 어떻게 변해갈지 인사이트도 얻을 수 있다.
한마디로 역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우리가 인문학에 심취해 있는 이유다.
트렌드 코리아 2014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매년 내놓는 트렌드 전망서다. 그래서 매년 트렌드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책이 나온다. 사실 지난 해에 나온 트렌드 코리아 책은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읽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단순히 2014년에 어떻게 변해갈 것이다라는 전망으로만 채우지 않고 2013년을 먼저 복기하고 시사점을 도출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4년에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해 풀어쓰니 훨씬 이해하기 좋았다.
2013년의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COBRATWIST다. 내용으로는 날 선 사람들의 도시, 난센스의 시대, '스칸디맘'이 몰려온다, 소유냐 향유냐, 나홀로 라운징, 미각의 제국, 시즌의 상실, 디톡스가 필요한 시간, 소진사회, 적절한 불편 등이었다.
2014년의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DARKHORSES라고 전망했다. 내용으로는 참을 수 있는 '스웨그'의 가벼움, 몸이 답이다, 초미니,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 '어른아이' 40대,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판'을 펼쳐라, 해석의 재해석, 예정된 우연, 관음의 시대 '스몰브라더스'의 역습, 직구를 말해요 등이 있다.
음...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한다는 게 참 어려우면서도 쉬울 수 있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다. 2013년 회고 부분은 이미 우리가 언론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수도 없이 들어왔던 이야기들이고, 2014년 전망은 이미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 큰 흐름이다. 아마 대부분은 이러한 흐름에 대해 이의를 달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게 쉬울까? 아니다. 절대 쉽지 않다. 이렇게 누구나 몸소 알고 있고, 전혀 새로울 것이 하나도 없는 현상속에서 메가 트렌드가 될 만한 요소를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2014년도 전망은 큰 흐름속에서도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요소들을 뽑아낸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COBRATWIST나 DARKHORSES 같이 그 해의 12지간지 동물을 컨셉으로 키워드를 도출하다 보니 억지로 짜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그렇게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트렌드를 전망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또한 2013년 트렌드 회고 분량이 너무 많았다. 지나간 시간을 너무 세세하게 돌아봤다. 그러다보니 회고를 읽다가 정작 2014년 트렌드 전망을 읽을 때는 이미 많이 지쳐있었고 몰입도도 떨어졌다. 책의 구성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책 내용이 다소 어려웠다. 생소한 용어들도 많았고 전문적인 용어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다음 책에서는 눈높이를 조금 낮춰주면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분명 호불호가 엇갈릴만한 책이다. 트렌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이 책이 엄청나게 도움이 될 것이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지식이 담겨 있는 책이라 느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점수를 주고 싶은 것은 매년 한해를 정리하고 또한 새로운 한해를 내다보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게 전혀 새로울 게 없더라도 분명 가치있는 일이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매년 트렌드 코리아 책을 읽어 보고 싶다. 올해는 어땠는지, 내년에는 어떻게 될 것이지 통찰력있는 사람들이 분석하고 정리한 의견들을 들어보고 나의 미래 전략도 세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올 '트렌드 코리아 2015'가 더 기대되는 대목이다.
사실 이 책은 이미 엄청나게 많은 부수가 팔린 베스트셀러다. 이러한 베스트셀러에 대해 내가 평가할 수 있는 깜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나의 관점에서 이 책에 대해 평가해 봤다.
소비트렌드는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비단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과거를 회고해 보고 미래를 전망해 보기 바란다.
예스24 책 정보보기: http://www.yes24.com/24/goods/11323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