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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 Column/IT

허핑턴포스트, 한겨레와 손잡고 한국에 진출한다? 그런데 무언가 아쉽다!

허핑턴포스트는 5만명 이상의 블로거들이 참여하여 만드는 인터넷 언론이다. 2008년 미 대선 온라인 토론회를 사상 최초로 이끌어 내면서 단숨에 주류 언론으로 발돋움하였다. 이후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찰스 영국 황태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 세계적 석학 노엄 촘스키, 마이클 무어 감독 등 세계 유명인들과 각계 전문가 등 5만여명이 블로거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체 취재망을 통해 깊이 있는 뉴스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뉴스를 수집하고 편집해서 보여주는 뉴스 큐레이션, 혹은 소셜 뉴스 서비스라고 흔히 알고 있다. 하지만 주류 언론의 반열에 올라선 이후에는 자체 기자들을 통해 심도 있는 기사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2012년에는 탐사보도로 퓰리처상까지 받았다고 하니 언론사로써의 역량이나 영향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 허핑턴포스트가 한국에 진출한다. 그것도 한겨레와 손을 잡고 말이다. 


그런데 뭔가 좀 아쉽다. 허핑턴포스트가 왜 한국에 진출해야만 했을까? 허핑턴포스트가 플랫폼을 제공하고 한겨레가 기사를 제공한다고 하는데, 그러면 제2의 한겨레가 되는 것 아닌가? 물론 블로거나 업계 전문가들이 필진으로 참여하여 다양한 기사를 제공하겠지만 굳이 허핑턴포스트를 통해서 제공할 이유가 있느냔 말이다.


허핑턴포스트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각국에 다양한 한국 관련 정보를 전하겠다고는 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한겨레가 허핑턴포스트의 한국 특파원이 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허핑턴포스트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있는 언론임에는 분명한 사실이지만 시민이나 블로거들이 기자로 참여하는 언론은 한국에도 많다. 대표적으로 오마이뉴스, 위키트리, 그리고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는 뉴스 플랫폼인 블로그와이드뉴스(www.blogwide.kr)가 있다. 이외에도 사실 수많은 시민 언론, 블로그 언론들이 있다.


그런데 한겨레가 굳이 허핑턴포스트에서 플랫폼을 제공받아 가면서까지 자사의 기사를 노출시키겠다고 하는 것인지 살짝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물론 한겨레가 허핑턴포스트를 등에 업고 글로벌 언론사로 거듭나기 위한 의도라면 두손 들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오마이뉴스와 같은 시민 언론과 대결 구도를 형성한다면 제살 깎아 먹기식의 경쟁이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평소 동경하던 허핑턴포스트가 한국에 진출한다고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국 언론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이 뻔하기 때문에 걱정이 되기도 한다. 허핑턴에게 바라는 게 한가지 있다면 이런 게 아닐까 싶다. 그냥 전설로 남아주면 안되겠니?



덧1)

블로그와이드가 한국의 허핑턴포스트가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며 출발했는데, 이제는 한국에 진짜 허핑턴포스트가 들어오니 이 목표는 내려놓아야 할 듯 합니다. ^^;

(블로그와이드 소개글: http://www.blogwide.kr/article/465)


덧2)

아래와 같은 문구가 당당히 걸려 있네요.. ㅎㅎ


블로그와이드는 모두에게 열려있는 뉴스 플랫폼입니다!

블로그와이드는 한국의 허핑턴포스트를 꿈꿉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