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가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새로운 유통 채널로써 각광받고 있다. 온라인으로 아동용품을 판매하는 모 업체는 신규 물량이 들어오면 자사 쇼핑몰보다 소셜커머스에 먼저 올려 대량 판매를 노린다. 철 지나 창고에 쌓여있던 유명 브랜드는 아예 소셜커머스에서 땡처리로 재고를 해결했다.
제조까지 직접 하는 모 업체는 소셜커머스 전용 저가 상품을 제조해 판매하기도 했다. 물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콘도, 펜션과 같은 숙박시설도 파리만 날리던 비수기에 소셜커머스로 객실을 판매해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할인폭이 워낙 커 마진 구조는 박하지만 그래도 그만큼 많이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업종에서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2010년 60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소셜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1년 1조원, 2012년에는 2조원까지 성장했다. 홈쇼핑 시장규모가 9조원 가량인 점을 감안해 본다면 새로운 유통채널로써 무시할 수 없는 시장 규모를 갖게 되었음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이처럼 기존 유통채널에 당당하게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소셜커머스는 과연 무엇일까?
위키피디아에서는 소셜커머스를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미디어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의 일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보다 쉽게 풀어보면 결국 소셜커머스(Social Commerce)란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소비자의 경험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면서 소비행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루폰과 같은 공동구매형 소셜커머스가 새로운 커머스 모델로 큰 이슈가 되면서 소셜커머스라는 용어가 널리 알려지기는 했지만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던 커머스의 한 형태이고, 우리는 이미 소셜커머스를 경험해 왔다 할 수 있다.
소셜커머스를 본격적으로 논한 최초의 책인 <소셜커머스,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서는 '소셜미디어 연동형 소셜커머스', '공동구매형 소셜커머스', '직접판매형 소셜커머스', '프로모션형 소셜커머스' 등의 네 가지 유형으로 소셜커머스를 구분하고 있다. ‘소셜미디어 연동형 소셜커머스’는 쇼핑몰의 상품 정보를 소셜미디어의 친구에게 알릴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형태로 초급 수준의 소셜커머스다. 현재는 많은 쇼핑몰에서 이와 같은 공유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공동구매형 소셜커머스’는 그루폰과 같이 지역 업소의 서비스를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하는 형태의 커머스를 말한다.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소셜미디어 상에 입소문을 일으킬 수 있는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놓고 있다. ‘직접판매형 소셜커머스’는 소셜미디어 내에서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소기업이나 농가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는 유형이다. ‘프로모션형 소셜커머스’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하여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함으로써 커머스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형태의 커머스를 말한다. 포스퀘어와 같은 LBS를 활용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동하는 소셜커머스도 ‘프로모션형 소셜커머스’에 포함될 수 있다.
그렇다면 2013년 현재, 쿠팡, 티몬, 위메프 등 ‘소셜커머스’라 불리고 있는 서비스들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지금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물건 싸게 파는 공동구매 사이트로 개편된 느낌이다. 사실 소셜커머스의 혁신은 오프라인 업소들의 서비스 쿠폰을 온라인으로 싸게 파는 것이었다. 그 동안 온라인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던 오프라인 업소들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것이다. 엄청난 IT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되었던 지역상권을 온라인으로 끌어들이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바꾸어 놓았고 유통 구조에도 일대 변혁을 가져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오프라인 업소들 쿠폰도 간간히 보이지만 대부분 공산품(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일반 쇼핑몰이나 오픈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지 디자인이나 유저 인터페이스가 조금 다를 뿐이다.
소셜커머스가 잘못됐다거나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이 나는 쪽으로 집중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소셜커머스가 유통 구조상의 혁신적인 요소는 많이 약해졌지만 새로운 유통채널로써는 무시무시하게 성장하고 있다. 지금은 소셜커머스에서 판매하기 위해 몇 달간 대기까지 해야 될 정도라고 하니 소셜커머스의 위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소셜커머스에 입점해서 상품을 판매하는 구조도 많이 바뀌었다. 예전에는 상품 등록과 상세페이지 제작을 무료 서비스로 제공하고, 판매당 수수료를 높게 책정해서 수익을 챙겼기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금은 입점비를 받고 있으며, 판매당 수수료도 뗀다. 물론 제품에 따라 입점비, 수수료 등의 조건은 천차만별이다. 잘 팔릴 것 같은 제품은 입점비를 낮추거나 없애고, 대신 판매당 수수료를 높인다. 잘 안 팔릴 것 같은 제품은 입점비를 높이고, 판매당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이다.
이처럼 소셜커머스 시장 구조는 예전과 비교했을 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의 소셜커머스 활용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소셜커머스를 스마트하게,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소셜커머스에 적합한 아이템을 선정해야 한다. 소셜커머스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은 역시 오프라인 업소 쿠폰이다. 홍보가 필요한 업소라면 소셜커머스를 고민해 봐야 한다. 그리고 공산품의 경우에는 소비자에게 인지도가 높은 제품일수록 유리하며, 고가 제품보다는 저가 제품이 판매하기 쉽다. 어차피 박리다매로 싸게, 많이 판매하는 것이니 그에 걸 맞는 아이템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재고의 부담을 안고 있는 제품이 있다면 소셜커머스를 통해 땡처리 하듯 소진할 수 있다. 또한 중소기업에서 신제품을 출시할 경우 소셜커머스를 통해 프로모션하면서 홍보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애용되고 있다. 단, 소셜커머스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게 되면 워낙 저가로 판매하다 보니 저가 브랜드로 낙인 찍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가격 정책에 대한 고민이 시급하다. 소셜커머스에서 할인 폭을 높게 책정해 한꺼번에 많이 판매하는 것도 좋으나, 그 여파로 인해 오픈마켓, 자사 쇼핑몰에서는 판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울며 겨자 먹기로 소셜커머스에서 지속적으로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리게 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여타의 온오프라인 판매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에 소셜커머스를 진행하기에 앞서 반드시 명확한 가격 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과거에 소셜커머스에서 진행했던 딜 정보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도 많다고 하니 가격 정책이 얼마나 민감한 사안인지 짐작할 수 있을 듯 하다.
소셜커머스에서 제품을 판매한다고 해서 모두가 잘 팔리는 것은 아니다. 아이템에 따라 다르기도 하거니와 노출이 전혀 안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담당 MD와 판매량 추이에 대해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하면서 관심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또한 배너 광고, 이메일 발송 등 소셜커머스 내의 광고 상품도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도 있다. 광고비를 지출하더라도 이왕 진행하는 행사이니만큼 보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도록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제 소셜커머스도 대한민국 주요 유통채널의 하나로써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에 소셜이 있냐, 없냐를 따지는 것은 이제 무의미해 보인다. 할인 폭이 크기 때문에 마진 구조가 박할지는 몰라도 일시에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면 그로써 이득이 된다. 그렇다고 단기적인 매출에 연연해서는 안된다. 장기적인 브랜드 전략과 가격 정책을 고려하여 소셜커머스 판매 전략을 수립해야만 진정한 성공에 도달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 본 칼럼은 네이버 키워드광고 사외보 <SEARCH N zine> 칼럼 기고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