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e's Column/IT

네이버는 검색엔진이기를 포기했나?

네이버는 정녕 검색엔진이기를 포기했단 말인가? 이런 의문을 제기하면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가 언제 검색엔진이었던 적이 있었냐?'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네이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검색포탈, 아니 포탈사이트다.

 

그런 네이버가 요즘 문턱을 너무 높이고 있어 웹사이트 운영자들을 멘붕 상태에 빠트리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개인, 기업에게 네이버는 최고의 마케팅 수단이 된다. 콘텐츠가 아무리 훌륭해도 네이버 검색에 노출이 되지 않으면 방문자를 끌어들이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 검색 점유율이 70% 가량되기 때문에 이는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구글이 콘텐츠를 아무리 많이 긁어 간다 해도 아직까지 대한민국에서 구글에 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네이버에 어떻게든 콘텐츠를 수집해 달라고 생때를 써야 한다. 괴롭다.

 

네이버 웹검색에 노출시켜달라고 요청을 하면 의례히 아주 황당한 답변들이 들려온다. '복사한 문서가 다수 있다'는 둥,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둥, '링크 위주의 사이트는 안된다'는 둥... 핑계도 가지가지다.

 

실제로 뉴스플랫폼인 블로그와이드(www.blogwide.kr)는 태생이 메타블로그여서 그런지 네이버 웹검색에서 철저히 외면 받고 있다. 올라오는 기사들이 대부분 블로그에 올려져 있는 글들을 그대로 가져다가 올리는 필자들이 많아서 인지 네이버에서는 복사 사이트라고 인식한다.

 

한마디로 원본 문서가 있는데 블로그와이드 콘텐츠가 검색되면 블로그와이드에 들어왔다가 다시 원본 문서를 보기 위해 한번 더 이동해야 한다는 이야기! 참.. 황당하다. 운영자가 무단으로 퍼온것도 아니고 필진들이 스스로 퍼온 글임에도 이런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이유를 댈때이다. 내용이 3줄 정도 되는 콘텐츠를 보고는 콘텐츠가 빈약하여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웹검색 노출을 거부했다. 이쯤되면 네이버는 완전 슈퍼 갑을 넘어 신의 경지에 올랐다 보면 된다. 콘텐츠의 질까지 심판하는 네이버!

 

웃기는 건 인터넷상에 떠도는 유머 사진이나 짤방 같은 콘텐츠도 네이버는 중복문서로 보고 절대로 네이버 웹검색에 노출시켜주지 안는 다는 것!

 

나는 요즘 검색에진의 본질은 무엇일까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네이버를 통해서 이런 사유도 하게 되고.. 참.. 황당하다.

 

구글의 경우를 보더라도 검색엔진은 웹상의 모든 콘텐츠를 평등하게 다루어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서 어떤 콘텐츠를 상위노출 시킬 것인가, 어떤 순서로 정렬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구글의 페이지랭크가 이런 고민의 산물이다. 여기에 더해 검색 사용자들의 경험치가 플러스 된다.

 

그런데 네이버는 어떤가? 콘텐츠를 수집하기 전부터 사이트를 검열하고 있다. 콘텐츠가 어떻다는 둥 하면서 말이다. 그래놓고 네이버 검색 사용자들을 위한 조치라고 말한다. 이게 말이 되나? 네이버 서퍼들이 이런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도 되나? 그들의 판단에 따라 웹사이트들의 검색 노출이 결정된다면 이건 심각한 권력 남용이다.

 

게다가 심각한 것은 네이버 검색을 하다 보면 저급스러운 콘텐츠들이 이미 무수히 검색되고 있다는 사실! 일베 같은 사이트에 올라오는 무수히 많은 콘텐츠들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네이버 웹검색에 노출된다. 이는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명백한 이중잣대라 할 수 있다.

 

결국 네이버의 문턱이 높아질데로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신규 웹사이트의 경우에는 콘텐츠의 질이 왠만큼 좋지 않고는 네이버 웹검색에 노출될 확률이 매우 낮다고 보면 된다.

 

나는 지금까지 웹사이트를 운영해왔고, 앞으로도 운영해 나갈 것이지만 네이버 중심의 웹 생태계를 바라보면 암울하기까지 하다. 당장에 구글이 치고 올라갈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그렇다고 네이버가 원하는 형태로만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물론 네이버 검색 사용자들은 검색 품질에 대해 만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콘텐츠를 미리 검열해 놓았으니 말이다. 실제로 그럴지는 의문이긴 하지만...

 

나는 네이버가 각성하기를 바란다. 웹사이트에 대한 판단을 서퍼들이 할 것이 아니라 검색 사용자들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웹사이트를 차별해서는 안될 것이다. 웹생태계도 적자생존이다. 좋은 사이트는 살아남을 것이고 안좋은 사이트는 망할 것이다. 그것을 네이버가 미리 판단하는 것은 어불성설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