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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s Column/Life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것!

다현이가 벌써 27개월이 되었다. 이제 말도 많이 늘어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이다. 요즘 일이 많이 바빠져서 많이 못 놀아주고 있기는 하지만 다현이와 함께 있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사실 요즘 다현이를 보고 있노라면 어린 시절의 나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도 어렸을 때 저랬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어머니 얼굴이 떠오른다. '정말 힘들게 키우셨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아버지가 육아에 참여하지 않는게 당연한 시대였기 때문에 어머니가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다.

다현이는 걷고, 뛰는 건 엄청나게 빨랐다. 같은 또래의 애들 엄마들이 보고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 애가 겁이 없다고 표현해야 할 듯 하다. 하지만 말은 또래에 비해 느린 편이다. 그래서 다현이와의 대화가 힘들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다현이와 있다보면 다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대략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다현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엄마와 경쟁적으로 알아 내기 위해 머리를 굴린다. 그래서 다현이가 하고 있는 말을 알아채면 그때의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이제 그런 시기도 지나가고 있다. 다현이의 말이 일취월장 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기도 하지만 이제 말이 통하는 사이가 된다고 생각하니 아기 시절의 다현이가 그리워질 것 같다. 그래도 조금씩 커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흐믓하다.

그렇다. 다현이가 조금씩 커가고 있다. 뒤집고, 기고, 걷고, 뛰고, 말하고...

나도 그렇게 컸겠지? 어머니들이 말버릇처럼 하시는 이야기가 있다. '너도 자식 낳아서 키워봐라~ 그래야 부모 맘을 안다~' ㅎㅎ 그런데 요즘 이말이 너무나 실감이 난다. 그리고 부모에 대한 고마움도 정말 많이 느낀다.

그러면서 나는 또다시 한단계 성장한 어른이 되어 간다.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감정이다.

이렇게 금지옥엽으로 키운 다현이도 언젠가는 부모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가 좋다고 떠나가겠지? 제발 놈팽이 같은 놈만 데려오지 마라! 부탁한다. 다현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