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비교.중개비 명목 年 수백억 수수료 지급
쿠폰.포인트 증정 직접 방문자 늘리기 안간힘
온라인쇼핑몰이 옆으로 새는 돈 단속에 나섰다. 누수(漏水)의 주범은 ‘관문’ 격인 포털이나 가격비교사이트에서 떼는 수수료다. 전자상거래시장이 매년 성장하면서 포털에 내는 수수료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가격을 비교해주고 포털이 중개비 명목으로 가져가는 돈만 1년에 수백억원에 이르는 실정이다.
▶수백억원이 포털로 새나가=전자상거래에서 포털의 역할은 인터넷쇼핑몰과 고객 사이에 가격비교를 통해 다리를 놓아주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쇼핑’이나 ‘다음 쇼핑하우’ 등에서 제품명으로 검색하고 가장 싼 가격을 클릭하면 해당 온라인쇼핑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포털을 통한 간접방문자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쇼핑몰의 방문자들 절반 이상이 포털사이트나 다나와 같은 가격비교사이트를 거쳐서 들어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소창에 바로 온라인쇼핑몰의 주소를 치고 들어오거나 즐겨찾기로 등록해놓고 들어오는 경우보다 포털에서 검색을 하거나 포털의 쇼핑 부문에 떠 있는 것을 클릭해서 간접 방문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 G마켓이나 옥션이 심심치 않게 포털사이트의 검색 순위 상위에 올라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포털 등을 통해 간접방문을 하면 최종 도착지인 온라인쇼핑몰은 거쳐온 포털에 판매액의 1.5~2%대에 이르는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온라인쇼핑몰 매출이 덩치를 불려가면서 수수료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간 거래액이 각각 2조원에 이르는 G마켓과 옥션이 지난해 올린 매출만 각각 1541억원과 1621억원. 그러나 그 중 네이버, 다음 등 포털로 고스란히 흘러들어가는 돈은 100억원을 훌쩍 넘는다.
한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올 상반기 가격비교사이트를 포함한 포털사이트에 지급한 수수료 규모가 매출의 10% 안팎일 정도로 결코 무시 못할 수준”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포털사이트에 의존 비중이 높고 그 중에서도 네이버가 절반에 이를 정도로 파워가 크다”며 “네이버는 지난해 이 같은 중개로 400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포털로 새는 돈을 막아라=공정거래위원회가 포털사이트를 통신판매중개업자로 분류하고, 포털에도 오픈마켓과 동일한 수준의 중개 책임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도 이 같은 포털의 절대적 영향력을 인정한 것이다. 따라서 전자상거래소비자보호법(전소법)이 개정되면 포털의 검색 결과를 믿고 해당 사이트를 방문한 만큼 포털도 함께 거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에선 온라인쇼핑몰들이 포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바로 사이트를 찾는 고객들에게 쿠폰을 지급하는 형식으로 직접 방문자 늘리기에 나섰다. G마켓은 즐겨찾기를 통해 들어오거나 바탕화면 아이콘을 설치해 플러스 고객으로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G스탬프를 지급한다. 옥션 역시 옥션 바로가기를 설치하면 100포인트와 1000원 쿠폰을 증정하고 바로가기에 대한 댓글 달기에 참가한 고객들에게도 추첨을 통해 매달 100명에게 5000포인트를 지급한다.
최근 엠플 역시 즐겨찾기에 등록하면 포인트 개념의 캔디 1000개 증정 서비스를 시작했다. 엠플 관계자는 “3일부터 시작했는데 이틀간 1만명이 넘는 회원이 혜택을 받아갈 만큼 호응이 좋다”며 “이로 인해 엠플을 즐겨찾기로 등록한 회원 수가 기존의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