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e's Column/IT

보이스톡은 이동통신시장을 재편할 수 있을까?

얼마전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3,500만 명 이상의 국내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카카오톡이 애플리케이션 상에서 음성 통화가 가능한 보이스톡을 오픈했다는 소식이었다.

 

사실 모바일 VoIP 서비스는 카카오톡이 처음은 아니다. 다음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마이피플이 있었지만 마이피플의 사용자가 많치 않았기 때문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지는 못했다.

 

물론 이동통신사가 고가 요금제에서만 마이피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카카오톡과 같은 무게감은 분명 아닐 것이다.

 

3,500만 명 이라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사용자가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들이 보이스톡으로 음성 통화를 하기 시작하면 이동통신사는 어떻게 될까?

 

분명 보이스톡은 이동통신사에게 엄청난 위기다. 모든 사람이 보이스톡을 이용하게 되면 이동통신사의 메인 수익모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는 이대로 속빈 강정이 될까?

 

하지만 지금 당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아직까지 음성통화 품질 면에서 이동통신사의 서비스를 앞설리 만무하고 누구나 쉽게 쓸 수 있을 정도로 조작법이 간단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m-VoIP가 통신사 매출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m-VoIP로 인한 통신사 매출 감소폭이 2.3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인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이 분석한 자료에서는 m-VoIP로 인한 통신사 매출 감소폭이 8% 정도로 나왔다. 하지만 애틀러스의 분석은 이용자가 기본 제공 데이터를 모두 무료통화에 쓴다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다. 오히려 모든 데이터를 무료통화에 쓴다고 가정해도 매출 감소폭이 20%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동통신시장은 보이스톡의 등장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지금 당장 어떻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이동통신사의 수익모델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어쩌면 지금은 대 변혁이 시작되는 전초전이라고나 할까?

 

보이스톡과 같은 모바일 VoIP도 더욱 진화하게 될 것이고 인터넷만 되면 언제든지 음성통화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건 시간의 문제일 뿐이지 언젠가는 닥칠 필연이다. 보이스톡의 조작법도 더욱 간편해질 것이고 사람들은 더 이상 이동통신사의 음성통화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이동통신사가 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망사용료를 사용자에게 받든, 서비스 제공자에게 받든지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동통신사는 장기적으로 수익모델에 변화를 가져가야 할 것이다. 음성통화나 메시지에서 나오고 있는 수익을 대체하여 다른 부분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이동통신사가 당장에는 서비스 제공자들을 압박하여 살아남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시장이 재편될 수밖에 없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큰 흐름이다. 플랫폼 중립성을 헤쳐가면서 서비스 제공자들을 압박만 하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기존의 수익모델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해야만 한다.

 

지금 세상은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스스로 통신할 수 있는 스마트 세상으로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모든 것이 스마트하게 바뀌고 있는데 기반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는 이동통신사는 전혀 바뀌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방어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앞으로의 세상은 인프라를 제공하는 사업자 보다는 킬러 콘텐츠를 갖고 있는 자가 우위에 서게될 것이다. 부디 이동통신사가 과거의 영광에 안주하려 하지 말고 서비스 제공자와 사용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를 만들어 나가는 주체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