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망한 이유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의 실패에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망했다. 물론 싸이월드가 망한 건 아니다. 하지만 미니홈피는 사라졌다.
미니홈피는 사라지고 미니홈피의 콘텐츠는 '싸이홈'이라는 서비스로 이관되었다. 싸이홈은 블로그 형식의 서비스다.
블로그 열풍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열풍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남긴 적이 있는데, 결국 블로그가 싸이월드 미니홈피 열풍을 넘어서지는 못했지만 더 오래 살아남음으로써 무승부로 결론 나게 되었다.
(블로그열풍은 결코 싸이열풍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다! - http://ggamnyang.com/363 : 지금 보니 댓글 논쟁과 막말 댓글, 악플 등이 엄청났군요. ㅎㅎ)
대한민국에서 디카 열풍과 함께 싸이질 열풍이 불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어쩌다가 문을 닫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을까?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거의 최초로 성공시킨 서비스가 아닌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핵심은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의 실패라고 할 수 있다. 아니, 플랫폼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서비스로만 남아 있고 싶어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망한 이유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장이 정체되었다! 싸이월드는 미니홈피 후속으로 C2, 싸이 블로그 등을 개발했지만 미니홈피는 옛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미니홈피가 발전하는 모습은 전혀 볼 수가 없었으며, 이후에 등장한 페이스북 등에 비하면 한참 뒤쳐지는 서비스일 뿐이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시대의 큰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다.
둘째, 푼돈에 눈이 멀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주 수익원은 다름아닌 도토리였다. 하지만 도토리 장사에 너무 열중하다 보니 큰 흐름을 놓치고 말았다. 푼돈에 눈이 멀면 큰 사업을 못하는 법이다.
셋째, 콘텐츠 공급에 너무 집중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도토리 장사를 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공급해야 했다. 스킨, 음악, 아바타 등의 아이템을 공급해야 했는데, 나중에는 여기에 너무 집중하다 보니 미니홈피 서비스 자체의 발전은 더디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넷째,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만들지 못했다! 이 부분이 정말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전혀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스킨 제작자, 아바타 제작자 등과의 선순환 구조의 생태계를 만들었어야 했는데 이 모든 제작자들을 통제하려다 보니 많은 리소스가 필요했고, 결국 자신들의 수익만 챙기다가 쫑이 나버렸다.
다섯째, 프리미엄(Freemium) 전략이 필요했다! 일반적인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으로써 사용자는 서비스를 무료로 이용하고, 이렇게 모인 수많은 사용자가 광고주를 촉발하게 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싸이월드는 사용자에게서 돈(도토리)을 지불하게 하는 서비스를 너무 고집하다 보니 이러한 기본적인 플랫폼 비즈니스로 발전하지 못했다.
결국 싸이월드는 플랫폼이 아닌 장사를 했다!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쫒다가 망한 케이스다.
그렇다고 해서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전세계적으로도 아이템 판매로 성공한 유례가 싸이월드 미니홈피 말고는 거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서비스도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다고 하니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좀더 먼 미래를 보고 플랫폼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의 사회생활 초년병때의 기억이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덧1) 기고: 플랫폼경제경영연구소 윤상진 소장 http://platformnomic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