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 Column/Social

[KDI 경제뉴스 기고]변화하는 세상, 진화하는 SNS

윤상진 2015. 10. 23. 11:33

 

싸이월드 미니홈피로 수많은 밤을 지새우던 그때를 기억하는가? 디지털카메라가 대중에게 보급되면서 디지털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들과 공유하고 자랑해가며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 나간 서비스가 바로 싸이월드 미니홈피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이제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를 페이스북과 카카오스토리가 대신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서비스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SNS는 사람이 중심인 공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즉 SNS(Social Network Service)는 오프라인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을 온라인에서도 만나 교류할 수 있도록 해주고,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과도 친구 관계를 맺고 친분을 쌓아갈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다. 보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 중에 ‘인맥’이라는 말이 있는데, 결국 인맥이나 소셜 네트워크나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된다. 인맥에는 학연·지연 등의 오프라인적인 성격이 강하다면, SNS는 오프라인 인맥을 온라인으로 가져오고, 새로운 인맥을 만들어 나가면서 자신이 중심인 새로운 세상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준다. 결국 SNS는 오프라인 인맥을 온라인으로 확장시킨 결과물이다.

 

또한 SNS 상에서는 연예인, 정치인, 기업가, 작가 등과 같이 쉽게 만나기 어려운 유명인사들과 친구 관계를 맺고 허울 없이 지낼 수 있다. 이처럼 SNS는 오프라인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되었다.

 

디지털카메라의 등장과 함께 2000년대에 전성기를 구가하던 싸이월드는 2000년대 말이 되면서 거세게 불어 닥친 아이폰 열풍과 함께 추억의 서비스로 전락했다. 모바일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참사였다. 지금은 전세계 가입자 수가 13억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과 모바일 기반의 SNS인 카카오스토리가 대중으로부터 가장 많이 사랑받는 SNS가 되었다.

 

모바일 시대에 페이스북도 위기가 있었지만 그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지금은 모바일 앱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더 많은 상태다. 싸이월드의 행보와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페이스북이 직장인들과 10대들이 주도하는 SNS라면, 카카오스토리는 주부층이 주도하는 SNS다. 주부층의 경우 집안일 등으로 PC에 접속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접근이 용이한 스마트폰으로 활동할 수 있는 카카오스토리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주사용 연령층, 접근이 용이한 디바이스, 기존 인맥들이 주로 활동하는 SNS 등에 따라 선호하는 SNS는 달라지게 된다.

 

인맥형성은 시들,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는 SNS

 

싸이월드, 마이스페이스,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등 수많은 SNS가 등장했고, 또한 사라져간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서비스가 아예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서비스들도 많다. 과거의 명성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SNS 영역 진화의 끝은 사실상 없다. 아니, 이제 시작일 뿐이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끊임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갈망한다. 그러한 소비자의 니즈를 간파하고 준비하는 서비스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이다.

 

애플 워치, 갤럭시 기어와 같은 스마트워치가 등장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모든 사물이 통신한다는 IoT 시대도 현실화되고 있다. 이처럼 정보통신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게 되면 그에 맞는 SNS가 등장한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은 새로운 SNS의 등장을 필요로 한다.

 

SNS는 네트워크 중심에서 관심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새로운 인맥형성보다는 관심사나 콘텐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것인데, 대표적으로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가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미국에서 10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페이스북을 진부한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우리나라에서도 배용준, 김수현, 지드래곤 등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사용하면서 가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또한 페이스북과 같은 개방형 구조의 대형 SNS보다는 폐쇄적인 소규모 네트워크로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밴드가 있다. 사생활이 낱낱이 공개되는 페이스북보다는 소규모로 모여서 네트워킹을 하는 것이다. 카카오톡에서는 단톡방(그룹채팅)을 이용해서 지인들 간의 네트워킹이나 업무 내용을 공유하기도 한다. 과도한 사생활 노출로 인한 SNS 피로도 증가가 이러한 폐쇄형 SNS의 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최근에는 SNS의 영역을 구분 짓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거의 모든 영역에 SNS 요소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만 해도 전혀 SNS가 아닌 것 같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SNS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능들이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유투브가 점점 페이스북을 닮아가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1위 포털인 네이버 또한 ‘네이버 me’와 같은 서비스를 통해 SNS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SNS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기본적으로 SNS 기능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스마트 디지털 디바이스가 증가하면 그에 맞는 플랫폼도 증가한다. 세상이 변하면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도 변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고 싶은 것은 본능이다. 인간은 소통을 원한다. 혼자 있으면 외로워서 못사는 존재다.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오프라인에서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는 요즘,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SNS로 해소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게 될 세상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 세상이 어떻게 변하든지 간에 사람은 혼자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기를 원한다.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SNS는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진화해 나가면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본 글은 KDI 경제정보센터 '경제교육' 월간지에 "변화하는 세상, 진화하는 SNS" 주제로 칼럼을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