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 Column/Web2.0

책 제목을 놓고 벌이는 저자와 출판사의 피할 수 없는 신경전

윤상진 2012. 6. 18. 13:07

현재까지 공저 포함해서 총 4권의 책이 나왔고 조만간 한권의 책이 더 나오게 된다. 플랫폼에 대한 이해와 활용 전략에 대해 아주 쉽게 쓴 책이다. 플랫폼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책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단순히 플랫폼의 개념만 소개하고 있는 책이 아니라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해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모든 기업인, 직장인들이 꼭 봐야 하는 필독서로써 손색이 없다고 자부한다.

 

그런데 책 제목을 정하는데 있어 출판사와 많은 이견이 있었다. 생각해 보면 책 제목을 정할때는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출판사는 당장에 책을 출간하고 대박은 고사하고라도 손익분기점을 넘기려 안간힘을 쓴다. 열악한 출판시장에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에서는 한권이라도 더 팔릴 수 있는 책 제목을 지으려 한다. 책 제목을 짓기 위해 사전 시장조사를 철저히 하고 모니터링을 한다. 그리고 대중이 가장 좋아할 만한 책 제목을 저자에게 제안한다.

 

공교롭게도 저자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물론 저자도 책이 많이 팔리면 좋다. 좋은 정도가 아니라 대박나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테디셀러가 되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기를 꿈꾼다. 하지만 저자는 책 판매도 좋지만 제목에 품위와 권위가 깃들어 있기를 원한다. 책 제목은 저자의 프로필에 평생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책 내용과 약간 동떨어진, 하지만 잘 팔릴 것 같은 제목은 저자들이 가장 싫어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찌보면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그러했다. 책 내용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절대적이라 할 수는 없다. 

 

자! 여기에서 출판사와 저자의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대비된다.

 

나의 첫 책이자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깜냥 윤상진의 대표작 <소셜 웹 사용설명서>의 경우에도 책 제목을 정하는 데 있어서 난항을 겪었다. 원 제목은 <소셜 웹 경제학>이었다. 한때 <경제학>이라는 책 제목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지금 유행하고 있는 책 제목인 <콘서트>와 같은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소셜 웹 경제학>은 나의 책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제목이었고 집필을 할때부터 이 제목을 바라보고 책을 썼다. 책의 컨셉이 정해진 것이다. 하지만 출판사에서는 <경제학> 이라는 책 제목을 붙이길 꺼려했다. 해외의 저명한 저자도 아닌 신출내기가 <경제학>이라는 제목을 달고 나오면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대중들이 어렵게 느낀다는 이유였다. 출판사에서는 오랜 고민 끝에 <소셜 웹 사용설명서>라는 책 제목을 제안했고, 나는 기를 쓰고 반대했다. 매뉴얼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용설명서>라는 단어가 매뉴얼 책으로 오해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은 출판사의 요구를 수용하고 말았다. 지금도 후회하고 있는 부분이다. ('소셜 웹 사용설명서' 책제목에 대한 오해와 진실! http://ggamnyang.com/911) 그때 더 싸웠어야 했는데... ^^;

 

이번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플랫폼'이라는 것만 바라보고 6개월 이상을 집필에 매달렸다. 하지만 출판사에서 제안한 책 제목은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였다. 분명 책에서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었지만 그게 메인은 아니었다. 게다가 요즘 흔하게 나오고 있는 구글, 페이스북을 다룬 책 가운데 하나가 되기는 싫었다. 책의 원제목은 <플랫폼 비즈니스 혁명>이었으나 출판사에서는 모니터링 결과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어렵다고 인식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여서 제목에서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나는 납득하기 어려웠다. 뼛속까지 '플랫폼' 책인데 어찌하여 책 제목에 '플랫폼'을 넣을 수 없단 말인가? 적어도 '소셜 웹 사용설명서'에는 '소셜 웹'이라고 하는 핵심 키워드는 들어갔었는데... ㅠㅠ

 

출판사와 저자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나는 완강히 말했다. 어떤 제목이라도 좋으니 제목에 반드시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고! 어떤 형태로든지 간에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책 제목에 들어가야 한다고! 이렇게 완강히 버티니 출판사에서도 저자의 요구를 수용하고 새로운 책 제목을 제안해 주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책 제목이 바로 <플랫폼이란 무엇인가>다. 부제는 출판사의 요구를 수용하여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로 정해졌다. 출판사와 약속했다. 책 제목은 저자의 뜻을 수용했으니 책 홍보에 있어 발 벗고 나서겠다고!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가 곧 출간된다! 플랫폼의 개념부터 활용 전략까지 가장 쉽게 풀어쓴 책! 플랫폼 비즈니스의 모든 것! 모두가 봐야 할 바로 그 책! 한껏 기대해도 좋다! 세상에 유일무이한, 세상을 바꿀 바로 그 책이라 자부한다!!!

 

 

 

마지막으로 책 편집에 열과 성을 다해주고 마지막까지 책 제목때문에 마음 고생하신 한빛비즈 박영미 과장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진심을 담아 이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책은 나 깜냥 윤상진 한사람의 작품이 아닌 박영미 과장님과 함께 만든 작품입니다'라고... 박영미 과장은 지금까지 봐었던 그 어떤 편집자보다도 훌륭한 편집자였다. 고집도 있고 통찰력도 있는 기획자이자 편집자다. 어찌보면 내가 박영미과장님을 만난건 일생일대의 행운이다. 책은 저자 혼자 쓰는 것이라 생각했던 깜냥 윤상진에게 책은 출판 기획자와 함께 쓰는 것이라고 인식시켜 줌으로써 발상을 전환 하게 해주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게 되기를 희망한다. 그때는 이번처럼 괴롭히지 않아야 할텐데... *^^*




플랫폼 비즈니스를 심도있게 파헤친 플랫폼의 바이블!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 구글처럼 개방하고 페이스북처럼 공유하라>가 이제 막 출간되었습니다. 장장 6개월여에 걸쳐 깜냥 윤상진이 한땀한땀 공들여 작성한 따끈따끈한 신간! 함께 읽어보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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